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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 문예 사조의 등장

미국에도 도래한 사실주의와 유진 오닐

by spiritual-journey 2025. 2. 1.

한편 미국은 19세기에도 문예 전반에 걸쳐서 유럽에 문화적인 근원을 두고 있던 형국이었다.

 

자국의 어떠한 독립 극장 운동도 갖고 있지 못한 미국을 깜짝 놀라게 만든 것은 입센과 스트린드베리, 쇼 등의 자연주의 연극의 돌연한 도래였다”(Having no independent theatre movement of its own, America was stunned by the sudden arrival of the naturalistic drama of Ibsen, Strindberg and Shaw, 112)고 J. L. 스타이언은 지적하며, “사실주의를 지향하는 한층 급박한 충동이 전문 극장 속에서 느껴졌다”(a more urgent impulse towards realism was felt in the professional theatre, 112)고 언급한다.

 

유럽에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던 사실주의 작품들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충격과 열풍을 일으켰으며, 이러한 여파로 조성된 새로운 문화적 환경은 미국의 극작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극작품, 즉 희곡은 공연으로 구현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이 시대의 변화 경향은 극단과 연출가, 연기술, 공연장 등 다방면으로의 실험과 발전으로의 견인으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형세의 흐름 가운데 유진 오닐(Eugene O'Neill)이 신진 극작가로 등장하였고, 스타이언은 오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유진 오닐(1888~1953)

 

 

유진 오닐(1888-1953)은 금세기 전반부 미국 최고의 극작가로서 과거나 현재의 연극사 중의 어떠한 장치나 관례나 스타일도 시도할 준비가 되어 있던 작가였다. [...] 그는 스트린드베리를 상징주의나 표현주의뿐만 아니라 ‘내적인 영혼의 힘’을 표현하기 위해 고안된 고양된 자연주의에 있어서도 ‘우리 연극의 모든 모더니티의 선구자’라고 믿었다. 스스로 ‘삶의 거대한 감정’이라고 부른 것에 대한 오닐의 추구는, 오닐의 사실주의적인 스타일의 기원을 찾음에 있어서 체홉식의 사실주의는 그릇된 지점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고, 그 대신에 오닐은 경력의 상당 시간을 신중하게 ‘성격극의 반대쪽’으로 눈을 돌렸다. [...] 그러나 1924년 11월 16일자 『뉴욕 해럴드 트리뷴』지에서 오닐은 체홉이 ‘가장 완벽한 비구성 희곡’ 작가임을 깨달았다고 말했으며, 마침내는 만화경적인 전통 실험을 중단하고 말년에는 어떤 의미에서의 자전적이고 사실주의적인 스타일로 세 편의 주요 작품을 썼다. 이 작품들은 그가 마침내 자신한테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찾아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훌륭한 희곡들은 『얼음장수 오다』(1939년 작, 1946년 공연), 『밤으로의 긴 여로』(1939-41년 작, 1956년 공연), 『불출들의 달』(1941-3년 작, 1947년 공연) 등이다.

 

Eugene O’Neill (1888-1953) was America’s foremost dramatist during the first half of this century, a playwright ready to try any device, convention or style from the history of the theatre past or present. [...] He was convinced that Strindberg was “the precursor of all modernity in our theatre,” not only for symbolism and expressionism, but also for a heightened naturalism designed to express “inner spiritual forces.” Certainly O’Neill’s pursuit of what he called the “big feeling for life” suggests that Chekhovian realism is the wrong place to look for the origins of his realistic style, and for most of his career he deliberately turned instead to “the opposite of the character play” [...] Yet in the New York Herald Tribune of 16 November 1924, O’Neill found Chekhov to be the writer of “the most perfect plotless plays,” and fifteen years later, he finally abandoned his kaleidoscopic experiments with convention and in his last years wrote three major plays in a quasi-autobiographical and realistic vein that suggest that he had at last found his natural style. These great plays are The Iceman Cometh (written 1939, produced 1946), Long Day’s Journey into Night (written 1939-41, produced 1956) and A Moon for the Misbegotten (written 1941-3, produced 1947). (132-33)

 

 

미국에서도 사실주의는 연극과 관련되는 모든 구성인 극작가와 연출가, 배우, 관객에게 새로운 미학적인 촉구를 시사했다.

 

오닐은 기존의 엘리트주의적인 고전극이나 감상적인 통속극의 간극을 깨고 인간의 문제와 인간 내면의 세계를 다루는 진지한 사실주의 드라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오닐을 필두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 미국희곡은 평범한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등장인물들의 심리 전개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는 구성을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낯선 모티프와 전개는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극적 효과로 작용하였다.

 

사실주의적인 표현과 언어로 진지한 성격극을 주도한 오닐은 대중과 평단의 고른 호평을 받으며 테네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와 아서 밀러(Arthur Miller)가 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1936년에 극작가로는 미국에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